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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9 11:12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그 시작은 ‘부양의무제 완전 폐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그 시작은 ‘부양의무제 완전 폐지’
[총평]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공모전
등록일 [ 2020년06월12일 02시01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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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수기공모전 ‘가족, 짐이 아닌 동반자로’를 진행했습니다. 비마이너는 공모전 수상작 중 세 편을 당사자와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의 동의를 얻어 게재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총평을 싣습니다.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자가 되려면 그 사람이 속한 가구의 소득이나 재산 수준 외에도, 1촌의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인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을 수 없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속하지도 않은 가구의 소득과 자산이 자격기준이 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특히 당장의 생존을 위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등의 수급이 필요한 사람에게 부양의무자의 부양기피사유서 등의 입증을 요구하는 것은 권리행사를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에 따르면 본인의 소득인정액은 수급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가 가구 기준으로는 63만 명, 개인 기준으로는 9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2015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로 개편되며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고, 2018년 10월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다. 2020년부터 중증장애인 수급자가 포함된 가구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교육급여, 주거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 이후, 정부는 인구집단별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적 완화를 추진하는 데 그쳤다.
 
2019년 빈곤철폐의 날 투쟁대회의 모습. ⓒ최인기
 
애초에 어떤 이의 가난이 다른 누군가의 가난보다 가볍다고, 덜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인구학적 특성을 기준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며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가 빈곤 사각지대 개선에 가장 효과적임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완화를 고집하며 완전 폐지 시점을 늦추는 것은 오로지 수급자 수의 증가와 예산의 증가를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에 기반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지나도록,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아직도 남아있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수급권을 침해하는 가장 큰 요소임을 알고 있다. 2017년 예비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시민사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청중은 환호했다. 같은 해 ‘부양의무자기준폐지 공동행동’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 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요구하며 19대 대통령선거 각 후보별 입장을 문의했다.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국민 개인의 기본권적 생존권 보장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우리나라 헌법정신이기 때문에 생존권 보장책임을 개별 가족에게 전가하는 부양의무자 기준은 궁극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있기 때문에, 그 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할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4년 차 임기에 들어간 문재인 정부는 아직도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한 폐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말 큰 문제는, 행정부가 앞서 말한 노력을 하는 와중에도 국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입법부가 행정부의 눈치를 보며, 보다 적극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나서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흔히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충분히 예상되고, 눈에 뻔히 보이는 문제가 어떻게 사각지대가 될 수 있을까. 비극적인 일이 반복될 때에만 반짝 부양의무자 기준의 문제를 소비하는데에만 그치는, 문제를 알고도 해결할 노력을 하지 않았던 국회는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되묻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인한 도덕적 해이를 우려한다. 그러나 진정 우려해야 할 도덕적 해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이후 20년 동안 정부와 국회가 모든 시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할 책임을 망각한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6월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위기를 불평등을 줄이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한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가 취약계층에 집중된다고 진단하면서, 다시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언급한 ‘단계적 폐지'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순차적으로 폐지하는 것이어야 한다.
 
정부는 2019년부터 부양의무자기준의 단계적 폐지를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담겠다고 약속했고, 이제 그 계획을 발표할 시기가 다가온다. 더이상 사람의 생명에 대한 문제, 권리에 대한 문제를 예산의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더욱 고립시키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1대 국회는 정부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행복추구권을 모든 시민에게 보장하기 위해, 21대 국회는 가장 우선적으로 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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